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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각종 리뷰

백신패스(방역패스) 예외 확인서(증명서) 발급 후기(기저질환자)

by 히도:) 2022. 1. 6.

누군가 한 명에게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쓰는 백신패스 예외 증명서 발급 후기. 작년 12월 6일부터 시작된 1주일의 계도기간이 끝나면서 12월 13일부터 확대된 방역패스가 시행되었는데, 이전까지는 미접종자 1명을 포함해서 식당 방문이 가능했지만 그마저도 불가능하게 되었다. 난 현재 6개월에 한 번씩 항암제(리툭시맙)을 맞고 있는 상황이라 교수님이 "백신을 맞아도 항체가 생기지 않는다."고 하셨고 그것 때문에 자궁경부암 예방주사 같은 다른 백신도 맞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즉, 질병관리청에서 안내하고 있는 예외적용대상 중 세 번째인 '면역결핍, 면역억제제, 항암제 투여로 인해 접종연기가 필요한 자'에 해당하는 것이다. 

1. 보건소와 서울대병원에 전화해봄

대전 서구보건소는 계속 전화를 받지 않아서 대덕구 보건소에 전화해봤더니 의사가 직접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사유'를 기재한 소견서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소견서에는 백신을 맞을 수 없는 사유가 기재되어야 한다고 담당 직원분이 계속 강조하셨다. 

교수님 외래 날짜는 따로 잡혀있고, 새로운 외래를 잡아야 하는 건지 아니면 서울대병원 내에 이러한 일에 대응하는 곳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서울대병원에 전화했다. 처음에는 코로나 대응 관련 부서 전화번호를 알려주셔서 그쪽으로 전화해봤지만 받지 않아서, 다시 전화했더니 신경과 간호사실로 안내해주셨다. 신경과 간호사실에 상황을 설명했더니 교수님 진료를 보지 말고 서울대병원 예약전화로 신경과 '뇌전증'으로 예약하면 전임의 선생님께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하셔서 그렇게 예약을 했다. 다행히 오래 기다려야 하는 건 아니었고 예약한 날짜 기준으로 일주일 정도 후에 진료받을 수 있었다. 

2. 서울대병원 방문

혹시라도 전임의 선생님이 뭔가를 더 물어보신다던가, 다른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한 건 아닐까 걱정했는데 전혀 그런 건 없었다. 내 진료 및 입원기록이 다 나와있기 때문에 그에 해당한다는 걸 아셔서 그런지 소견서를 바로 작성해주셨다. 아래 사진처럼 '면역억제 치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 백신의 접종을 보류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소견서 써주시면서 전임의 선생님이 이 소견서로 방역패스 예외가 진짜 되긴 되는건지 궁금해하셨다ㅋㅋㅋ 보건소 갔는데 안 된다고 하면 어쩌나 나도 좀 걱정이라서 그냥 "그러게요ㅎㅎ" 하면서 웃었음,,,ㅋㅋㅋㅋㅋ

3. 보건소 방문 및 예외증명서 발급

서구 보건소에 방문에서 방역패스 예외 증명서를 발급받고 싶다고 했더니 담당자가 곧 내려올테니 좀 기다리라고 했다. 조금 이따가 담당자 분이 오셔서 소견서와 신분증을 확인하시고 바로 증명서를 발급해주셨다. 생각보다 일이 잘 진행돼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ㅋㅋㅋㅋ 당연히 처리되어야 하는 일인데 왜 이렇게 다행스러웠는지 모르겠다. 

방역패스를 통해서 접종자 수를 늘리고 코로나 환자 수를 줄이려는 게 정부의 정책이라는 건 알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방역패스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실망스러웠다. 미접종자가 다른 사람과는 전혀 식당이나 카페에 방문할 수 없게 하면서 계도기간을 1주일만 준 것부터가 그랬다. 백신 접종을 못해서 예외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울과 수도권의 대형 병원에 다니는 사람들이고, 대형 병원은 빠른 날짜로 외래 예약 잡기가 정말 어렵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증명서를 받기 위해서는 분명 일주일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런 걸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방역패스가 확대될 수 있으니 미리 예외증명서를 발급받도록 준비하라던가 하는 예고가 있어야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게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임신부 같이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아 백신 접종을 못 하는 사람들도 많을텐데, 전부 마트나 백화점에도 못 가게 하는 건 좀 과잉 정책이지 않나 싶긴 하다. 너무 대책 없이 밀어붙이려는 정책만 홍보하는 게 어이가 없달까.

어쨌든 기저질환으로 인해서 백신접종을 하지 못하는 분들은 나처럼 예외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으니까, 이 방법을 이용해서 조금이라도 불편함이 덜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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